늦은 시간에 노트북 켜놓고 계시던 분이었어요. 계산하시면서 갑자기 그러시더라고요.
"사장님은 코인 안 하세요?"
안 한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겁이 많으시냐고 웃으시길래, 그건 아니라고 말씀드렸어요.
이건 자영업 하는 분들은 다 아실 거예요.
비 오는 날은 매출이 반토막 납니다. 시험 기간엔 두 배가 되고요. 옆 건물 공사가 시작되면 두 달을 통째로 손해 봐요. 배달 앱 수수료가 조정되면 그날부터 계산기를 다시 두드려야 하고요.
저는 이미 변동성 속에서 살고 있어요. 매일 마감하고 정산할 때마다 오늘이 어제보다 나은지 못한지를 봅니다.
그래서 문 닫고 집에 가서 또 오르내리는 걸 보고 싶지가 않아요. 겁이 많은 게 아니라, 이미 충분히 흔들리고 있어서요.
월급 받으시는 분들은 다르잖아요.
숫자가 안 움직여요. 이번 달도 다음 달도 같은 날에 같은 금액이 들어와요. 안정적이라는 건 좋은 건데, 그 안정이 오래되면 답답해지는 것 같아요. 아무리 잘해도 숫자가 안 바뀌니까요.
그래서 밤에 노트북을 켜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하루 종일 안 움직이던 숫자를, 밤에라도 움직이는 걸 보고 싶어서.
저는 그 마음이 이해가 돼요. 반대편에 서 있어서 더 잘 보이는 것도 있거든요.
이 얘길 꼭 하고 싶었어요.
구석 자리에 두 달 넘게 말없이 앉아 계시던 손님이 있었어요. 늘 아메리카노 한 잔에 세 시간. 인사도 눈인사만 하시고요.
그런데 어느 날 들어오시면서 먼저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그날 처음 웃는 걸 봤어요.
저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요. 숫자가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고요. 근데 두 달 만에 웃으셨다는 건 알아요. 그거면 저한테는 충분해요.
반대인 경우도 봅니다. 매주 오시던 분이 갑자기 두 달을 안 오세요. 그러다 다시 오시면 아무 말 안 하고 앉아 계세요. 그럴 땐 저도 아무것도 안 물어요. 커피만 내려드려요.
웃으신 그 손님한테요.
올라서가 아니라 웃으셔서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 숫자가 다시 어떻게 될지 몰라요. 오를지 내릴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건 제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다만 두 달 동안 웃지 않던 사람이 웃는 걸 봤을 때, 커피 한 잔 값은 아깝지 않더라고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이기도 하고요.
혹시 요즘 밤에 혼자 화면을 오래 보고 계신다면요.
여기 오시면 커피는 식지 않게 봐드릴게요. 화면 보시는 건 제가 뭐라고 안 해요. 대신 너무 늦으면 한 번은 말 걸겠습니다. 그것도 싫으시면 미리 말씀해주세요, 조용히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