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계산하시면서 물으셨어요. 저희 커피가 옆 동네 가게보다 연한 것 같은데 물이 다른 거냐고요.
물은 아니에요. 그런데 다르게 느끼신 건 맞습니다.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이 같을 뿐이지 사실 가게마다 다른 음료거든요. 어디서 갈리는지 적어볼게요.
제일 크게 갈리는 지점이에요.
어떤 가게는 한 잔에 커피를 두 번 넣고, 어떤 가게는 세 번 넣어요. 잔 크기가 같아도 이러면 진하기가 확 달라집니다. 이건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게 아니라 가게마다 정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연하다고 느끼셨으면 대개 여기예요. 말씀하시면 한 번 더 넣어드립니다. 그거 부담스러워하실 일 아니에요.
같은 커피에 물을 얼마나 붓느냐도 가게마다 다릅니다.
잔이 크면 물이 많이 들어가고, 그러면 같은 커피여도 연해져요. 얼음이 들어가면 녹은 물까지 더해지고요. 저는 잔이 큰 편이라 커피를 좀 더 넣는 쪽으로 맞춰뒀어요.
같은 양을 넣어도 원두 방향이 다르면 아예 다른 커피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는 손님이 연하다고 하시면 양보다 원두를 먼저 물어보는 편이에요.
이건 손님이 알기 어려운 부분인데 실제로 큽니다.
기계 압력이나 물 온도가 가게마다 조금씩 달라요. 커피를 얼마나 곱게 갈았는지, 얼마나 눌러 담았는지도 매번 조금씩 다르고요. 저희도 아침이랑 밤이랑 미세하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하루에 몇 번씩 맛을 봐요.
똑같이 만들려고 하는데도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요. 그게 사람이 하는 일의 한계이기도 하고요.
아메리카노는 이름이지 규격이 아니에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가게를 찾으면 그게 그렇게 반가운 거고요.
그러니까 어느 가게 커피가 입에 안 맞으셨다고 그 가게가 잘못한 건 아니에요. 그냥 손님 입이랑 그 가게 기준이 안 맞은 거예요.
그리고 그건 말씀하시면 대개 맞춰드릴 수 있어요. 진하게, 연하게, 물 적게. 한마디면 됩니다. 저희는 그 말을 기다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