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인데 아무 계획이 없으면 마음이 좀 이상해지죠. 하루 종일 아무렇지 않다가 저녁에 갑자기 그래요.
밤에 혼자 오시는 분들 중에 그런 날인 분들이 계세요. 말씀은 안 하시는데 저는 대충 알아요.
생일이 특별히 외로운 날은 아니에요. 어제도 혼자였고 내일도 혼자일 텐데요.
그런데 생일에는 기준선이 하나 생겨요. 뭔가 있어야 하는 날이라는 기준이요. 평소와 똑같은 하루인데 기준이 올라가 있으니까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힘든 건 혼자인 게 아니라 어제와 같은데 오늘만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에요. 이걸 구분하면 좀 견딜 만해져요.
가게에서 본 것들이에요. 다들 거창하지 않으세요.
마지막이 제일 많아요. 저도 알려지는 건 부담스러워하는 쪽이라 그 마음이 좀 이해가 가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제 생일에 손님이 알아채시는 게 부담스러워요.
가게에서 축하받으면 그날 내내 그 얼굴을 해야 하잖아요. 그게 좀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제 생일엔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일해요. 마감하고 혼자 앉아서 뭐 하나 마시면 그걸로 충분하더라고요.
이건 제 성격이라 다들 그러셔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축하받고 싶은 분은 꼭 받으세요. 말씀 안 하시면 아무도 몰라요.
조각 케이크를 하나 시키시고 초는 됐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다 못 드시고 결국 포장해 가시더라고요.
나가시면서 "혼자 먹기엔 좀 크네요" 하셨어요. 저는 그 말이 케이크 얘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축하받는 것과 알려지는 건 다른 얘기예요. 알려지는 게 싫어서 축하를 포기하실 필요는 없어요.
오늘이 그런 날이시면, 아무 데나 들어가서 제일 좋아하는 거 하나 시키세요. 그거 하나로 충분히 지켜지는 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