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잖아. 아껴서 하루에 조금씩 보는 사람도 있고, 시간 날 때 왕창 보는 사람도 있고.
나는 원래 아껴 읽는 쪽이었어. 좋은 건 오래 두고 보고 싶었거든. 근데 무협에서는 그게 잘 안 먹히더라고.
이 장르는 한 회차 안에서 끝나는 게 별로 없어서 그래.
인물이 열 명씩 나오고, 문파 관계가 얽혀 있고, 지금 이 사람이 왜 저기 있는지가 몇 편 전에 깔려 있잖아. 그런데 하루에 두 장씩 보면 다음 날 앉을 때 앞의 절반이 날아가 있어.
그러면 뭘 하게 되냐면, 앞을 다시 훑어. 그러다 지쳐. 재미없어서 접는 게 아니라 다시 붙는 비용이 커서 접게 되는 거야. 이거 은근히 많아.
이름이 저절로 붙어. 외우려고 안 해도 계속 나오니까 그냥 익숙해지지.
그리고 무협 특유의 그 맛이 살아. 은원이 쌓이다가 한 번에 터지는 구조잖아. 쌓이는 구간을 짧은 시간 안에 통과해야 터질 때 크게 터지거든. 며칠에 걸쳐 나눠 보면 그 압력이 다 빠져나가.
물론 매번 몰아 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나도 못 해.
그럴 땐 이렇게 나눠 봐.
마지막 게 요령이야. 무협은 앞이 무겁고 뒤가 가볍거든. 앞의 설명 구간만 한 번에 밀어붙이면 그다음부터는 나눠 봐도 안 놓쳐.
끝나는 게 아쉬워서 일부러 천천히 보는 마음, 나도 알지.
근데 나는 요즘 이렇게 생각해. 아껴서 남는 건 대개 아쉬움이 아니라 흐릿함이야. 다 보고 나서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는 게 훨씬 남더라고.
두 번째로 읽을 때는 아껴 읽어도 안 흐려지거든.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밤이 얼마나 긴지에 따라 고를 게 달라져. 나는 그렇게 골라주는 편이야.
한 번에 얼마나 볼 수 있는지 말해줘. 거기 맞는 결로 짚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