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지에 나답게 살라는 문구가 적힌 책을 빌리시면서 이렇게 물으신 분이 있어요. 이런 게 결국 민폐 아니냐고요. 다들 참고 사는데 자기만 편하자는 소리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 물음이 오래 남았습니다. 저도 그 말이 불편했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나답게 살라는 말은 두 가지로 읽힙니다. 하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감당할 것을 내가 고르겠다는 뜻이죠.
앞쪽만 보면 이기적으로 들리는 게 당연해요. 원하는 대로만 하겠다는 건 대가를 남에게 넘기겠다는 말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뒤쪽은 정반대입니다. 고른 만큼 책임도 내가 진다는 뜻이거든요.
저는 이 구분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자기를 세운다는 건 편해지는 방향이 아니라 대체로 더 어려워지는 방향이더군요. 남이 정해준 기준을 따르면 결과가 나빠도 탓할 데가 있지만, 내가 정하면 그게 없습니다.
그래서 진짜로 자기 기준을 세운 사람은 오히려 조심스러워요. 자기가 무엇을 밀어냈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자기를 이긴 자만이, 남을 밀지 않고도 설 수 있다.
반대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을 배려하는 것과 나를 지워버리는 것은 다르더군요. 배려는 내가 있는 상태에서 상대에게 자리를 내주는 일이고, 자기 삭제는 내줄 자리조차 남지 않은 상태예요.
자기를 다 지운 사람은 오래 못 갑니다. 그러다 어느 날 크게 무너지고, 그 무게는 결국 주변 사람들이 나눠 지게 되더군요. 그러니 나를 챙기는 일이 늘 남에게 손해인 것도 아닙니다.
나답게 살라는 말이 이기적으로 들린다면, 그 불편함을 무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 선택의 대가를 내가 지는가, 남이 지는가.
내가 진다면 그건 이기심이 아니라 책임이더군요. 어느 쪽인지 재보고 정하는 일은 내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