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켜놓고 한참 보고 계시던 손님이 있었어요. 화면에 대화창이 떠 있었는데 몇 번을 쓰셨다 지우셨다 하시더라고요.
결국 그냥 닫고 나가셨어요. 저는 그 장면을 가게에서 꽤 자주 봅니다.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해볼게요.
오래 지나서 못 하겠다고들 하시는데, 사실 걸리는 건 기간이 아니더라고요.
그동안 왜 연락 안 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 같아서 못 하시는 거예요. 그 설명이 준비가 안 되니까 첫 문장이 안 써지는 거고요. 한 달이든 삼 년이든 이 부담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상대는 대개 그 설명을 기다리고 있지 않아요. 이것도 손님들한테 여러 번 들은 얘기예요. 막상 보내보니 상대가 아무렇지 않게 답하더라는.
가게에서 들어보면 이게 확실해요.
길게 쓰신 분들은 대개 못 보내세요. 길어질수록 고쳐야 할 데가 늘어나고, 고치다 보면 밤이 지나가거든요. 반면에 잘 연결되신 분들은 한 줄만 보내셨더라고요.
셋 다 설명이 없어요. 용건도 없고 사과도 없고요. 그래서 상대도 부담 없이 답할 수 있는 거예요.
이것 때문에 못 보내시는 분들도 많아요. 답이 안 오면 어쩌냐는 거죠.
그런데 사람들이 답을 늦게 하는 이유는 대개 그 사람 사정이에요. 바쁘거나 잊었거나 나중에 제대로 답하려다 미뤄지거나요. 저도 그런 문자 몇 개를 아직 못 보냈어요.
답이 늦은 걸 거절로 읽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그렇게 읽기 시작하면 다음에 보낼 용기가 사라지거든요.
이 말도 꼭 하고 싶어요.
모든 관계를 되살려야 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그 시절에 두는 게 맞는 사람도 있고요. 안 보내기로 하셨으면 그것도 결정이니까, 그걸로 자책하실 필요는 없어요.
다만 몇 달째 그 창을 열었다 닫았다 하고 계시면, 그건 마음이 이미 정해진 거예요. 안 보내기로 한 사람은 창을 열지 않거든요.
보낼까 말까 오래 고민하고 계시면, 대개는 보내고 싶은 쪽이에요.
그 손님은 몇 주 뒤에 오셔서 결국 보냈다고 하셨어요. 뭐라고 보내셨냐고 여쭤봤더니, 그냥 잘 지내냐고만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거면 충분했대요. 대개 그렇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