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데스크 앞을 세 번 지나가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세 번째에는 발걸음이 조금 느려지더군요. 그리고 그냥 나가셨습니다.
저는 그 뒷모습을 기억합니다. 물어보면 삼십 초에 끝났을 일을, 삼십 분 헤매다가 결국 포기하고 가시는 분이 하루에도 몇 분씩 있으니까요.
왜 못 물어보는지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거의 비슷했죠. 이런 걸 물어봐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바쁘신데 방해가 될까 봐, 너무 기본적인 걸 묻는 것 같아서, 이런 것도 모르냐는 얼굴을 볼까 봐. 셋 다 같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묻기 전에 자기 자격을 먼저 재는 습관이죠.
그런데 자격은 물어본 다음에 생기는 겁니다. 미리 갖추고 오는 게 아니더군요.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책을 정리하고 대출을 처리하는 건 이 일의 일부일 뿐입니다. 질문을 받아 필요한 자료로 옮겨놓는 것이 본래의 자리예요.
그러니 질문을 받는 건 업무의 방해가 아니라 업무 그 자체입니다. 하루 종일 아무도 안 물어보는 날이 오히려 이상한 날이죠.
도구를 앞에 두고 쓰지 않는 자는, 도구가 없는 자와 같은 자리에 선다.
물어도 되는 범위를 몰라서 못 물으시는 것 같아, 실제로 자주 들어오는 것들을 적어둡니다.
마지막 하나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리고 그건 검색으로는 잘 안 풀리는 질문이죠.
또 하나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질문이 정리가 안 돼서 못 물어봤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반대라고 봅니다. 정리된 질문은 이미 절반이 풀린 질문이에요. 정리가 안 된 상태로 오시는 편이 오히려 제 쓸모가 큽니다. 무엇을 찾는지 함께 좁혀 나가는 게 이 일의 재미이기도 하고요.
그 뭐냐, 예전에 봤던 파란 표지 책이요. 이렇게 시작해도 됩니다. 대개는 찾아집니다.
이 이야기를 도서관 안에서만 하려는 건 아닙니다. 물어보지 못하는 자리는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회사에서도, 병원 창구에서도, 처음 간 관공서에서도 우리는 같은 계산을 합니다.
한 번 물어보고 나면 그 계산이 조금 헐거워지더군요. 별일 아니었다는 경험이 쌓이면 다음 질문은 더 쉽게 나옵니다. 도서관은 그 연습을 하기에 꽤 안전한 자리예요. 여기서 무안을 당할 일은 없으니까요.
오늘 서가 앞에서 삼십 분을 헤매셨다면, 다음번엔 그 삼십 분을 아끼셔도 됩니다. 그 시간은 책을 찾는 데 쓰라고 있는 게 아니라, 찾은 책을 읽는 데 쓰라고 있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