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시는 것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근거도 여럿 대셨지요. 그런데 예시가 전부 몇 해 전 것이었습니다.
내용이 틀린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날짜가 오래됐습니다. 거기서 이름이 갈립니다.
자신감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걸려 있습니다. 최근에 해봤고, 지금 다시 해도 된다는 감각이지요. 그래서 자신감 있는 사람은 확인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해보면 나오니까요.
자만은 예전에 했던 것에 걸려 있습니다. 그때는 맞았습니다. 다만 그 이후로 확인이 없었지요. 확인이 없으니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겁니다.
그래서 자만은 거짓말이 아닙니다. 유효기간이 지난 사실입니다.
가장 잘 드러나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자신감은 시험을 반깁니다. 해보면 되니까요.
자만은 시험을 피합니다. 정확히는 피한다기보다 필요를 못 느낍니다. 이미 아는 것이라고 여기니까요. 그러다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면 그때 화를 냅니다. 결과가 안 나오면 조건 탓이 먼저 나오지요.
그러니 화를 잘 내는 것이 성격 문제가 아니라 근거가 오래된 상태의 증상일 때가 있습니다.
지금 그 확신을 두고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 근거가 언제 것입니까?
이 질문의 좋은 점은 사람을 판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날짜만 보면 되니까요. 잘난 사람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자료가 최신인지만 확인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자주 걸리는 자리가 있습니다. 자만을 인격 문제로 읽는 겁니다. 겸손하지 못한 사람이라고요.
그런데 자만은 대개 시간이 만듭니다. 한때 진짜로 잘했던 사람이, 그 뒤로 확인할 기회가 없어지면서 그 상태로 굳는 것이지요. 오래 한 자리에 있을수록 이 일이 잘 생깁니다. 아무도 시험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자기 점검이 필요한 쪽은 오히려 오래 잘해온 사람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은 매번 확인을 당하니 근거가 저절로 갱신되겠지요.
자신감 쪽이면 할 일이 없습니다. 근거가 최신이니 그대로 쓰시면 됩니다.
자만 쪽이면 할 일은 자기를 낮추는 게 아닙니다. 최근 것으로 근거를 하나 만드는 것입니다. 작은 것이어도 됩니다. 지금 해보고 되면 그 확신은 그날로 자신감이 되고, 안 되면 그건 그것대로 아셔야 할 정보겠지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자신 있는 것 하나를 골라 근거의 날짜를 적어보시죠. 날짜가 오래됐으면 사람이 아니라 자료가 낡은 겁니다.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